* 세코의 회심 [아프리카 기니비사우 곽미정 선교사]
2022-11-15
아프리카   |    기니비사우    |    곽미정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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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코를 알기 시작한 건 2016년 영어 수업을 통해서 인데, 뭔가 만남이 지속될 연결 고리가 별로 없었음에도 지금까지 7년 동안 이 아이를 알아오는 거 보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. 저는 2015년부터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통로로 영어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데, 2016년 세코는 제가 하고 있는 영어 수업에 학생으로 출석을 하기 시작을 했어요. 최근에 세코가 해 준 이야기처럼 그 당시엔 별로 미래에 대한 생각도 공부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고 해요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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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어캠프사진

 

저는 해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영어 캠프를 하고 있는데, 영어 수업을 듣는 아이들 중 성적이 좋은 아이 두 명씩을 각 반에서 선정을 하곤 했습니다. 세코와 성적이 비슷했던 청년 중에서 누굴 데려갈지 고민을 하던 중 2, 3등을 다투던 다른 청년의 행실이 그리 좋지 않은 걸 경험을 하고는 세코를 데려가기 시작을 했어요.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은 세코인지라 저와 세코는 어느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을 했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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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어 캠프의 해가 거듭될수록 성품과 태도가 좋은 세코의 진면목을 발견하면서 세코가 하나님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. 우리의 관계에도 위기가 없진 않았는데, 2018 년 캠프 때 세코는 캠프에 참석했던 같은 동네의 여학생과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뻔했는데, 마침 그 밤에 그 교실 옆을 지나치던 전도사인 술라이마네에게 발각이 되어 사건 미수로 그쳤기에 망정이지 만약 아니였다면 아마도 저와 세코는 두 번 다시 얼굴 볼 일은 없었을 거 같아요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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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부분의 아프리카 상황이 마찬가지일텐데, 결혼을 하지 않은 십대 이십 대 아이들이 관계를 통해 아이를 낳는 게 비일비재합니다. 그래서 전 많은 청년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누굴 임신을 시키거나 임신을 하는 경우엔 가차 없이 관계를 끊겠다고 말을 하곤 해요. 근데 감사한 건 지금까지 이런 일로 학비 대주는 일을 중단하거나 다시는 얼굴을 안 보는 청년들이 하나도 없다는 거에요.

 

세코는 지난 2018 년부터 비사우에서 공부하면서 부터는 제가 몇몇 청년들이 같이 살 수 있는 방을 하나 렌트를 하고, 식비를 얼마 보조 해주면서 도와주고 있는데, 두 달에 한 번씩 제가 수도인 비사우를 갈 때마다 세코를 포함한 이 모슬렘 청년들을 교회에 데려가곤 했습니다. 2020년 어느 날 교회에서 돌아와 점심을 해서 다 같이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세코가 저를 따로 부르는 거에요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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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무슨 일인가 하고 가보니 세코가 하는 말이 이 길이 진리인 거는 알겠는데, 모슬렘인 자신이 개종을 해서 기독교인이 되는 게 쉽지 않다는 거에요. 기독교인이 된 자신을 어떤 눈으로 친인척과 가족들이 바라볼지 그게 두렵다는 거에요. 그래서 저는 아직 믿음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믿음이 생기면 하나님께서 이겨낼 수 있는 힘도 지혜도 주신다고 위로를 해주면서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.

 

저는 늘 세코를 보면서 이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…. 모슬렘과 기독교인 사이 어디쯤 와 있는지 늘 알 수가 없었던 터였는데, 과묵한 세코 안에 하나님께서 일을 시작하신 거 같아 참 기분 좋은 날이었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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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전 2021년 10월에 안식년으로 한국을 갔다가 7월 영어 캠프에 맞춰서 다시 기니비사우로 돌아와 시골을 가기 전 수도인 비사우에서 지불해야 하는 재정이 있어 세코를 불러 처리하게 시키고는 돌려보내려고 하는데 불현듯 자기가 받을 수 있는 제자 훈련 코스가 있는지를 묻는 거예요. 대문 앞에서 나눈 대화라 길게 얘기하진 못하고 이 아이가 왜 이런 얘기를 했는지 궁금증을 잔뜩 안고 돌려보내면서 영어 캠프에 데려가서 얘기를 조금 더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죠.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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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비아의 핫플레이스 트로픽 센터에서 세코와 함께



 

세코와 함께했던 캠프는 너무도 좋았고,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했어요. 전 늘 예수님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 눈치를 보곤 했는데, 이젠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진 거에요. 전 사실 몇 년 전부터 제가 하고 있는 이 영어 캠프에 대한 회의가 쫌 들었었는데, 많은 재정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데 비해 그 열매가 2015년에 개종한 모하메드를 빼고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에요. 이 방법이 맞는지…계속 캠프를 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어 갈 때 즈음이였는데 세코의 회심을 통해 저는 위로해주시는 하나님의 위로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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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도에서 아이들 데리고 교회 간 날


 

세코는 제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이나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모슬렘들이 살고 있는 이 땅 가운데 살아가는 방식이 대부분의 이곳 사람들과는 많이 달랐다고 해요. 그래서 그 긴긴 세월 동안 주저함이 있었고, 두려움이 있었지만, 마치 고장 난 라디오처럼 캠프 때마다 한 목소리로 우리가 얘기하는 그 예수님을 믿기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. 지금 세코는 집 근처에 있는 교회를 매주 다니면서 마침 비사우 학교로 전학 간 모하메드와 함께 교회에서 진행하는 새 신자 양육하는 교육을 받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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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들 살루

 

기도 제목

세코와 모하메드가 미시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좋은 신앙의 선배들을 만나게 하시고, 여러 가지 예배와 훈련들을 통해 믿음이 잘 자라갈 수 있는 시간들이 될 수 있도록.

제가 아들 삼은 살루도 하나님께서 그 길을 보여주셔서 믿음의 결단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속히 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.


 

 

아들 <살루의 꿈>